[책리뷰] 작은 땅의 야수들

상짱 2022. 12. 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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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교보문교 앱과 홈페이지 디자인이 변경되었다.
어김없이 통계로 보는 완독률을 보는데..
교육서적에 대해서만 올라와있다.

베스트셀러를 살피던 중...

[작은 땅의 야수들]이 보이고,
[미리 보기]를 보는 순간, 순식간에 몰입이 되어 버렸다.

아.. 이 책은 출퇴근 시간에 토막토막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이구나.
주말에 시간을 잡아서 읽어야 되는 책이라는 걸 느꼈다.

20221026
주말에 읽지를 못해서 출퇴근 시간에 읽고 있다.
다른 책과는 다르다.
선후에 대한 기억이 책을 펴는 순간 기억이 난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읽기이다.
내 머리 위에 말풍선이 생겨,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준다.

20221102
은실과 단이, 월향과 연화..
그리고 옥희
성수와 명보
그리고 남정호

한 편의 미스터 선샤인을 책으로 보는 느낌.


20221103


비폭력 평화 시위 속에서 울려 퍼지는 만세소리와 탄압의 총성 소리 속에서...
정호와 옥희의 이야기를 보며, 떠오른 노래.
노래를 들으며, 떠오른 옥희와 정호.

지금의 나는 이 두 명의 아이의 미래 이야기를 모른다.
이야기가 흘려, 시간이 지나
이 시기가 두 아이에게는 생에 아름다운 모습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한다.
가슴 아픈 이야기만은 아니길 바랄 뿐..

그리고,

생에 아름다운 시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죄송합니다."


20221221
전자책 98프로를 남겨두고,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다.
마음속으로는 항상 책에 대한 생각을 했지만, 마지막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12월 중순쯤, 완독을 하고 이제야 정리를 한다.
뼈아픈 우리 선조님들의 과거, 그리고 아픔, 죽음.

20221227
독서 메모. 형광펜을 정리하며...
책에서는 인연에 대한 이야기와 그 시대에 살아온 한국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모든 등장인물들의 기쁨과 슬픔이 담겨있다.

평안도 호랑이
..
호랑이의 나라

 

호랑이가 널 먼저 죽이려 들지 않는 한, 절대로 호랑이를 죽이지 말아라.

 

이왕 죽을 거라면 하늘을 바라보며 죽어야지. 남자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등을 대고 누었다.

 

감정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게 한 사람의 내적인 의지와 신중한 판단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외부 요인으로 야기된 반응이라는 점이었다.

 

옥희는 특정한 단어들을 특정한 순서로 나열하면 자기 내면의 모습도 마치 가구를 옮기듯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고 한 마리 춤추는 나비처럼 언어 속을 누볐다. 내면에 쌓이는 단어들이 계속해서 그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존재로 만들어가는데도 외부에서는 누구도 그 차이를 감지할 수 없었다.

 

가장 놀라운 사건들은 아무도 눈치챌 수 없이 작은 바늘 하나가 툭 떨어지듯 시작하여 꼬리를 물고 연쇄한다.

 

그 애의 영혼이 실처럼 나에게 이어진 거야. 인연이라는 게 참 이상하기도 하지. 인연이 아니라면,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를 붙잡을 수 없어. 깊이 사랑했던 사람들도 인연이 다하면 한순간에 낯선 이들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가끔은 그 어떤 변수에도 상관없이 영원히 너에게 이어져 있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하지. 연화와 나, 우리의 인연은 깊고, 지금의 이 사람을 초월한 전생에서부터 온 것이지.

 

자기 자신의 사람에 대해 생각할수록 그랬다.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 외에, 그가 될 수 있는 게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 나오는 것보다 신나는 것도 없거든. 슬플 땐 그걸 기억하렴.

 

네가 이제 이 집안의 가장이다. 용기가 필요할 때마다 하늘을 올려다보거라.

 

지난날 자산의 모습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끼며 흥청거리는 대신, 그들은 지금 서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고 큰 충격을 받은 터였다. 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났는데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보다 훨씬 더 불쾌한 상황이었다.

 

타인을 유혹할 수 있다는 능력을 스스로 인지할 때 찾아오는 환희스럽고 또렷한 쾌감이 성수를 온통 휘감아 황홀하게 도취시켰다. 많은 사람의 인생에서, 그러한 감정이 사랑에 가장 가깝게 여겨지곤 한다.

 

우리가 서로를 설득할 수 없는 평행선상으로 계속 되돌아오고 있다는 거 알겠나? 무엇이 옮은지 그른지를 결정하는 것은 진정으로 논리의 영역 밖에 있어. 내 행동 방식을 이해해 주리라 기대하지는 않겠네. 나는 그저 내 영혼이 시키는 걸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지.

 

사랑이란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이 어느 정도의 고통을 견딜 수 있느냐에 따라 정의된다. 상대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가 결국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말하는 셈이다.

 

강한 자 앞에서 용기 있는고 약한 자 앞에서 관대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게 내가 네게 바라는 전부야.

 

비인도적 학살 앞에서 실질적인 힘의 확보 없이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정확히 뭔지도 모를 것들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에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그런 느낌 말이다. 행복한 기분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가끔 나는 그런 감정에 잠기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돈을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종종 그들 대부분이 사실 돈 아닌 다른 것을 원하고 있다는 걸 깨닫곤 해요.
..
그들은 돈 많은 부자가 되는 게 자신의 최종 목표라고 말하는데, 그건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인정하는 것보다 그냥 그렇게 말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시나요?

 

단이 이모가 일본인 후원자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뭐겠니? 세상을 흑백으로 딱 잘라 나눌 수는 없는 법이야.

 

그들은 더 이상의 대화 없이 그저 나란히 걸었는데, 그 또한 함께하는 서로의 존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없이 달콤하게 느껴졌다. 걷는다는 게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일이었나?

 

사람들은 서로에 대해 알고 싶다는 진정한 욕망이 없어도 꽤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대화를 많이 나누든 아예 하지 않든, 서로가 완전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밖에 없다. 집 대문 앞까지 한철과 함께 걸어가면서 옥희는 바로 그 사실을 깨달았다.

 

시간은 모든 감정의 진폭을 납작하게 눌러버리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진짜로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지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그는 옥희나 그들 두 사람이 함께하는 미래보다 그 자신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사람들이 서로를 간직하려 하는 그 모든 물질적이고 비물질적인 방식들 - 단어, 기억, 몸짓, 감정을 담뿍 담은 소중한 무언가가 되었다가 다시 아무 의미 없는 물건으로 돌아가는 것들 - 이 그의 손바닥에 평온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것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무거웠고, 동시에 깃털처럼 가벼웠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바로 당신이야.

 

모든 건 언젠가 끝날 수밖에 없어. 안녕.

 

그게 바로 진정한 사치죠. 화려한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것 말입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용감한 거지.

 

지켜보았다. 이 남자의 약점이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다. 그러니까, 자신이 옮은 쪽인 것처럼 보이고 싶은 욕구 말이다.

 

어쩌면 사람은, 그가 사람은, 그가 살아 있다고 생각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에야 비로소 죽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작별을 고한다 해도 떠나는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 모두, 서로가 수평선 너머 점이 되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상대를 향해 멈추지 않고 손을 흔들었다.

 

다만 단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인생을 살아오면서 어떤 일들은 조금 다르게 했다면 좋았을 걸 싶어. 삶의 끝이 가까워지니 이제야 모든 것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인연이니까. 길거리에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하잖아.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깊은 인연은 백년가약을 맺는 부부의 연이겠지. 그리고 그게 바로 내가 인생에서 제일 아쉽고 후회스럽게 생각하는 점이야... 이번 생에서 너랑 그런 인연이 되지 못했다는 거.

 

그가 정확히 어떻게 내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도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아직도 아주 선명하게 꺼내볼 수 있는 기억은 오직 아름다운 부분들뿐이다.

 

삶은 견딜 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 사랑이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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